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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 | 주객전도

by 슬몃 2020. 9. 25.

 

글을 쓰고 싶었다. 언제든지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면 게으른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잘 쓰고 싶었다.

 

언제든지 쓸 수 있는 환경.

항상 내 옆에 있어야 한다. 매일 휴대할 수 있고, 언제든 꺼내서 바로 쓸 수 있어야 한다. 너무 두꺼워도 안 된다. 적당히 크고 얇아야 한다. 아날로그라는 이유로 종이와 펜이 없어서는 안된다. 디지털도 플랫폼에 갇혀 아이디어를 놓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두 번 일하지 않는 환경.

아웃풋을 하기 위한 작업을 최소화한다. 결국 아웃풋을 위한 작업이다. 아웃풋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재고는 되도록 해야겠지만, 옮겨 적는다고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여기저기 뒤적거리지 않는 환경.

각각 툴마다 장점과 단점들이 있다. 그래서 여기저기에 메모를 한다면, 어디서도  자료를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한 곳에 모여 있어야 한다. 허둥지둥하고 싶지 않다.

 

모든 것을 연결해줄 수 있는 환경.

모든 아이디어들은 나름의 연결성이 존재한다. 아이디어들의 연결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마저 느리고 어려워서는 안 된다. 다행히 요즘엔 더욱 이런 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Roam Research, Obsidian, Remnote 등등

 

위 조건을 만족한 그 어떤 것이 있는가?

사실 없다. 근접한 디지털 앱도 있다. 하지만 만족을 하지는 못 했다.

 

내 창의성을 위해 지불 가능한 가격인가?

Roam research 가 그나마 비슷하다. 툴 중에서는 비슷하다. 그래서 이 가격으로 이용할 수는 없다.

 

결국 어떻게 하기로 결정했나?

존재하지 않음을 인정하기로 했다. 아직은 아니다. 내가 만들고 싶지만 만들 순 없다.

내가 어떻게 글을 쓸지 파이프라인을 정하고, 각 파이프라인을 대체할 방법(툴)을 선택하기로 했다. 각각의 장점들을 활용하고  부족한 부분은 수동으로 대체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얼마나 글을 많이 썼나?

이제부터 시작이다. 글을 더 잘 쓰기 위한 방법을 찾다 결국 아직까지 글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수영법과 물안경만 엄청 찾고 있던 꼴이다. 일단 물에 뛰어들면 될 일을. 그동안 써온 적은 글들이 내 딴에는 물에 뛰어들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글을 쓰려고 했던 내 목표는 전혀 이루지 못했다.

 

일단 쓴다.

계속 쓰면서 취미 삼아 계속 툴을 찾아 기욱 거려야겠다. 그게 오늘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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