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가 한글 읽기를 하다 포기하는 때가 있다. 나는 분명히 유하가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제도 읽었다. 조금만 참으면 읽을 수 있는 글자 다. 그럴 때마다 나의 아쉬움을 표현했다.
예전에 아이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기대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다. 그땐 ‘기대’는 좋은 말 같았다. 정확한 뒷말까지는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당시엔 이해가 안 되었다. 왜 기대를 하면 안 될까? 중요한 말일 것 같았다. 일단 나중에 까먹지 않으려고 ‘기대를 하지 말자’라고 기억했다.
기대
나는 유하랑 지내는 6년 동안 ‘기대’ 하지 않으려고 했다. “나를 많이 안아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아야지. 아빠 사랑해라고 말해주기를 기대하지 않아야지. 엄마를 먼저 찾는 건 자연스러운 거야. 내가 노력하면 언젠가는 알겠지. 그때까지는 기대하지 않아야지.” 하며 기대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시간이 지났다. 유하는 예전보다는 나를 많이 안아줬다. 내가 먼저 하기는 하지만 ‘아빠 사랑해요’라는 말도 많이 한다. 이젠 아빠랑 자는 게 좋다고 말한다. (가끔은 엄마를 찾는다.) 역시 기대를 하지 않으니 나를 알아주는 날이 왔다.
어른의 시선으로 보면 할 수 있다. 아이는 잠깐의 두려움과 기분으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나를 많이 닮은 아이다. 나의 약점도 닮아 있다. 그 약점으로 겪게 될 많은 어려움들이 보인다.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조금만 더 도전했으면 좋겠다. 조금만 더 힘을 냈으면 좋겠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보살핌, 지지, 사랑
... 두 교사는 자신의 제자들에게 필요한 건 보살핌과 지지, 사랑이지 지나친 기대와 과도한 학습, 많은 어린이를 실패자로 낙인찍어 버리는 외부의 시험이 아니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기대라는 말을 잘 이해 하지 못 하고 있었다. 보살핌, 지지, 사랑이라는 말과 함께 듣기 전까지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특히 ‘지지’라는 단어를 듣고 ‘기대’라는 단어를 보니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컵에 물이 있다. 물이 반이 들어있을 때 반응에 대한 이야기 다. ‘컵에 물이 반이나 있네’, ‘컵에 물이 반 밖에 없네.’ 부족한 물을 보지 않고, 채워진 물을 보라는 관점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갖고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 다. 부족한 물은 ‘기대’ 다. 채워진 물은 ‘지지’ 다. 채워질 물을 기대하는 것이다. 물을 절반을 채운 것에 대한 칭찬, 지지 다.
지지
📙아이들을 놀게 하라 의 위 구절을 읽고, 기대하지 말라는 뜻을 알게 되었다. 유하에게 물을 절반이나 채워서 수고했다고, 잘했다고 이야기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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